상가 월세를 크게 올리면 권리금 방해일까? 대법원이 밝힌 판단기준

 


상가 임차인이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 권리금 계약까지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건물주가 신규임차인에게 기존보다 훨씬 높은 보증금과 월세를 요구했고, 결국 신규 임대차계약이 깨졌다면 어떨까요?

임대료를 올렸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권리금 회수방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임대인이 원하는 금액을 제시할 자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금액이 왜 높아졌는지, 그리고 주변 상가와 기존 임대조건 등에 비추어 어느 정도였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2026년 7월 16일 선고한 2026다201337, 2026다201338 판결에서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뤘습니다.

월세를 많이 올리면 권리금 회수방해가 될까?

핵심은 단순한 인상 여부가 아니라 새로 요구한 차임과 보증금이 법에서 말하는 '현저히 고액'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제1항 제3호는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 상가건물의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과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를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는 행위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법에는 기존 월세보다 몇 퍼센트 또는 몇 배 이상 올리면 곧바로 '현저히 고액'이 된다는 기준이 없습니다.

따라서 기존 월세가 500만 원인데 1,000만 원을 요구했다는 식으로 인상률만 계산해서 결론을 낼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무엇을 비교하라고 했나

대법원은 '현저히 고액'인지를 판단할 때 법에 직접 적혀 있는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의 차임과 보증금만 볼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에 다음과 같은 사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 기존 임차인의 차임 및 보증금
  • 신규임차인에게 요구한 차임 및 보증금
  • 두 임대조건 사이의 차이
  • 해당 상가건물의 시세와 적정 차임
  • 거래관행과 경제상황

즉 '얼마를 올렸는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왜 그 금액이 되었으며 그 상가에서 그 금액이 합리적인가'를 함께 따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임대인이 월세를 크게 올렸더라도 주변 동일·유사 상가의 임대료가 실제로 크게 상승한 사정 등이 있다면 그 자료가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변 임대료와 기존 계약조건 등에 비추어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금액을 신규임차인에게 요구했다면 다른 평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보증금 1억·월 600만 원이 어떻게 바뀌었나

대법원이 판단한 사건의 기존 임대차 조건은 보증금 1억 원, 월 차임 600만 원이었습니다.

임대인은 기존 임차인에게 월 차임을 2,400만 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지만 합의되지 않았고, 이후 계약갱신을 거절했습니다.

기존 임차인은 새로운 임차희망자와 권리금 22억 원의 권리금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런데 임대인이 신규임차인과 협상하면서 제시한 조건은 보증금 5억 원, 월 차임 2,000만 원이었습니다.

신규임차인은 차임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고, 결국 기존 임차인과 체결했던 권리금 계약도 해제됐습니다.

여기서 이 사건의 숫자를 하나의 공식처럼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대법원이 '월세를 6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올렸으므로 권리금 회수방해가 성립한다'고 최종 판단한 사건이 아닙니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현저히 고액의 임대조건을 요구해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다고 볼 여지가 있는데도 필요한 심리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취지에서 원심판결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따라서 이 판결을 '몇 배 이상 올리면 위법'이라는 기준으로 읽는 것은 판결의 취지와 다릅니다.

임차인이 실제로 확보해야 할 자료는 따로 있다

저도 상가 권리금과 관련하여 신규임차인에게 제시된 임대조건이 문제가 된 사안을 여러 차례 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 중 하나가 주변 시세를 어떻게 객관적인 자료로 보여줄 것인가였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을 실제 분쟁에 적용할 때도 단순히 "건물주가 월세를 너무 많이 올렸다"는 주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선 확보할 자료는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실제로 어떤 보증금과 차임을 제시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임대조건을 기재한 문서, 계약서 초안 등 제시된 조건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보관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두 협상만 있었다면 이후 실제로 어떤 조건이 제시됐는지를 둘러싸고 사실관계부터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기존 임대차계약서에서 현재 보증금과 차임을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에 주변의 유사한 상가 임대조건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신규임차인에게 요구한 조건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임차인에게 중요한 것은 '많이 올렸다'는 표현이 아니라 기존 조건 → 새로 제시한 조건 → 주변 상가의 임대조건을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남기는 것입니다.

주변 시세를 정확히 모르면 청구가 바로 기각될까?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번 판결에서 실무적으로 눈여겨볼 부분이 바로 이 대목입니다.

대법원은 적정한 차임과 보증금을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감정절차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만 임대인이 요구한 금액이 기존 차임과 보증금 등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면, 적정 차임과 보증금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임차인의 청구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필요하다면 감정 등을 통해 적정 차임과 보증금을 확인한 다음, 임대인이 요구한 금액이 상가임대차법의 입법취지를 잠탈할 정도로 현저히 고액인지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임차인에게 아무 자료도 필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임대조건이 실제로 제시됐는지, 기존 조건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자료가 중요하다는 의미로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임대인이 "원래 받을 수 있는 월세였다"고 주장한다면

임대인 입장에서는 기존 임차인이 오랫동안 영업하는 동안 임대료가 충분히 오르지 않았고, 신규계약에서는 현재 시세에 맞춰 임대료를 정했을 뿐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 주장을 판단하려면 먼저 기존 임대료와 신규임차인에게 제시한 임대료가 어느 정도 차이 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도 적절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주변 상가의 임대조건, 해당 상가의 시세와 적정 차임, 거래관행과 경제상황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임대인에게도 신규임차인에게 높은 임대료를 제시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금액을 설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계약이 깨졌다면 이 네 가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권리금 계약을 체결한 신규임차인이 높은 임대료 때문에 계약을 포기한 상황이라면 다음 자료부터 시간순으로 정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1. 기존 임대차계약서에서 보증금과 월 차임을 확인합니다.
  2. 신규임차인과 체결한 권리금계약서에서 계약 체결일과 주요 내용을 확인합니다.
  3. 임대인이 신규임차인에게 제시한 임대조건을 문자, 메시지, 문서, 계약서 초안 등 실제 남아 있는 자료에서 확인합니다.
  4. 주변 유사 상가의 임대조건과 비교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특히 세 번째 자료가 중요합니다. 분쟁이 시작된 뒤에는 임대인이 실제로 얼마를 요구했는지부터 다투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임대료 인상 자체를 금지한 것이 아니라, 신규임차인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의 임대조건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했는지를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판단하라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최종적으로 임차인의 손해배상청구가 인정된다고 확정한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항을 다시 심리하도록 원심판결을 일부 파기환송했습니다.

이 글 작성 시점인 2026년 9월 20일 기준으로 상가 권리금 분쟁에서 임대료의 인상률 하나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기존 임대조건과 신규 조건, 주변 시세와 적정 차임을 함께 비교하는 것이 이번 판결에서 확인되는 중요한 판단기준입니다.

참고 자료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6다201337(본소), 2026다201338(반소)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2026. 5. 12. 시행 법률

이 글은 2026년 9월 20일 기준 공개된 자료와 작성 시점의 법령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정보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령 개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작성자: 법무사 장충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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